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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파이낸셜뉴스]중견기업육성을위한여건
관리자 2013.12.26 1416
http://www.fnnews.com/view?ra=Sent1801m_View&corp=fnnews&arcid=201312180100187050009922&cDateYear=2013&cDateMonth=12&cDateDay=17


















중소기업연구원-김승일 선임


우리 경제에서 중요한 과제의 하나는 중견기업을 육성하고 다수의 히든챔피언 기업을 배출하는 일이다. 지속적인 성장, 고용 확대, 양극화 치유가 여기에 달려있다.



월드클래스 300과 중견기업 육성 등 다양한 정책이 있으나 우리의 여건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발전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게 하는 힘과 중소기업에 머물도록 유인하는 힘 때문이다. 하나는 다양한 업종에서 산업생태계를 지배하는 재벌이며, 다른 하나는 획일적 규제와 지원에 의존하는 정부다.



재벌은 본업 이외에 금융, 운송, 물류, 건설, 시스템통합(SI·System Integration), 광고, 부동산 관리, 레저, 정보통신, 폐기물 처리, 외식, 사업서비스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진입해 있다. 국내 대부분의 산업이 10대 재벌의 영향력 아래 있다.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지닌 기업이라도 재벌의 영역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산업은 많지 않다. 해당 영역에서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대기업으로 크지 못한다. 자동차, 반도체, 통신기기, 조선, 철강이 아닌 여타 산업에서도 다수의 히든챔피언이 등장해야 하지만 내부거래로 점철된 재벌의 불법적 산업지배가 구조적으로 그 가능성을 제약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 대부분의 계열사가 집단 내 기업 간 일감몰아주기로 생존해 왔다는 점이다. 올해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엉뚱하게 중견·중소기업이 불똥을 맞았었다. 큰형님의 잘못을 규제하려 했는데 작은동생들만 걸린 꼴이 된 것이다. 재벌에 대한 규제는 왜 항상 이 같은 모습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또 하나는 중소기업의 피터팬신드롬, 즉 중소기업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되지 않으려는 현상이다. 금융, 세제, 연구개발(R&D) 지원, 공정거래 등에서 획일적인 기업규모 기준으로 지원과 규제를 적용하는 환경이 문제다. 기업은 규모를 조절해 규제는 피하고 지원만 받으려는 유혹을 느낀다. 이제 중소기업·중견기업 규모 기준을 지원과 규제의 획일적 기준으로 하지 않는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지원과 규제 성격에 따라 사안별로 적용 기준을 달리하는 것이다. 금융, 세제, R&D 지원, 공정거래 등 규제 및 지원 담당 기관이 사안별로 회수 가능성, 고용 및 사회안정 효과, 세금납부 실적, 공정경쟁 효과 등을 기준으로 대상기업을 선정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예컨대 독일은 중소기업 규모 기준을 통계용으로만 사용한다고 한다. 피터팬신드롬이 있을 수 없다.



우리도 기업 규모라는 획일적 기준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규제하는 방식을 접을 때가 왔다. 정책별, 사안별로 지원과 규제 목적에 맞도록 대상 선정기준을 달리하는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고 규제하는 다양한 정책 집행기관들이 알아서 기준을 만들고 자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을 크지 못하게 누르는 힘과 중소기업 규모로 머물게 하는 힘을 변화시켜 새로운 중견기업, 대기업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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