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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매일경제] 중견기업 잇단 지주사 전환 이유있네
관리자 2012.10.25 2381
최근 알짜 중견업체들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3일 동아제약이 지주사 전환을 목적으로 회사를 세 개로 쪼개는 결정을 했고, 한국타이어한국콜마애경유화도 회사를 인적분할 후 재상장한 상태다.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도 아닌데 굳이 사업회사를 쪼개 지주사를 만들려는 이유는 뭘까.



올해 들어 중견업체들이 지주사 전환 카드를 들고 나오는 이유는 지분율이 높지 않은 오너 입장에서 경영권을 강화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어서다. 전통 제조업에서 한 우물을 파 온 중견업체 오너는 대부분 경영권 승계 시점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는 데다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경제민주화 바람도 지주사 전환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하는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코스닥업체 오너는 "기업을 일궈서는 상속세를 내고 나면 제대로 2대 상속이 이뤄지기 힘든 게 한국의 현실"이라며 "최근 정치판 기류를 감안하면 가업의 3대 승계를 위해 좋은 타이밍에 지주사로 전환해 오너 지분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귀띔했다.



올해가 지나면 지주사 전환에 따른 세제혜택이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지주사 전환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 상법에선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와 지분거래를 하면 여기서 나오는 양도세를 이연해주도록 하고 있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상법개정안에도 유사한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올해까지 법이 통과되지 못하면 지주사에 주어졌던 양도세 이연 혜택은 올해로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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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설립을 위해 분할 후 재상장된 기업들은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주가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너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주가보다 사업회사의 주가가 크게 오를수록 유리한 게임이다. 오너의 지분율을 높이면서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인적분할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이는 기존회사 주식 10주를 가진 주주가 존속회사 주식 4주, 분할 후 신설회사 주식 6주를 받는 식이다. 주주 입장에서 주식보유 상황이 전혀 변하지 않고, 존속법인 자체가 신설법인 주식을 100% 보유하게 되는 물적분할과 다르다.



이렇게 인적분할을 하고 나면 오너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팔아 지주회사 지분을 사들인다. 이런 매도와 매수는 현물출자를 통한 주식 맞바꾸기(스왑) 형태로 진행되는데 여기서 오너의 기업 지배력이 높아지려면 분할시점 이후 사업회사 지분가치가 지주회사보다 높아져야 한다. 비싼 것을 팔고 싼 것을 사야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런 면에서 가장 행복한 사례가 애경유화다. 9월 17일 재상장 후 지주회사 AK홀딩스는 6.2% 빠졌지만 사업회사인 애경유화는 17.0% 올라 오너가의 지주사 전환이 용이한 상태다.



한국콜마 고위 관계자는 "중저가 화장품 시장 성장으로 국내 사업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데다 한국콜마의 100% 자회사인 베이징콜마도 가동 1년 만에 증설에 들어갈 만큼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사업회사인 한국콜마 주가 상승은 예상했지만 지주회사가 더 가파르게 오르는 것은 의외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아직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물밑 준비를 진행 중인 중견기업이 있다"며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 등 경제민주화 이슈가 선거판에서 계속 튀어나오면서 안정적 지분을 보유하려는 중견기업들의 자구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2.10.25(목)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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