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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매일경제](기고)저성장,중견기업키워극복하자
관리자 2014.01.03 1467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4&no=8849



[기고] 저성장, 중견기업 키워 극복하자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다시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키워 국가 경쟁력을 높이자는 성장사다리 구축 문제가 경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육성 지원책은 많았지만 종합적인 기업정책은 없다시피 했다. 대기업으로만 쏠리는 산업생태계가 조성돼 결과적으로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적 역풍까지 초래하게 됐다.



지금 가장 심각한 것은 저성장 기조다. 우리나라 성장률은 최근 3년간 2~3%대 성장이라는 초유의 저성장 시대를 맞고 있다. 경제성장이 안 되면 일자리 창출과 세원 확보가 어렵고, 그 여파로 복지정책 시행도 어렵다. 양극화 해소도 어려워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무엇보다 기업의 성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정부가 튼튼하고 활력 있는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중소→중견→글로벌 전문기업 성장사다리를 구축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해 12월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이하 중견기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마침내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 중견기업법이 향후 경제활력을 되찾기 위한 돌파구로 빛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감안해야 한다.



첫째, 중견기업법을 통해 대기업이 받는 규제를 없애는 방향으로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 중견기업법은 중견기업의 지원이나 육성에 방점이 있지 않다. 지금까지 `중소기업은 지원`, `대기업은 규제`라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국가가 중견기업이라는 기업군을 정책 대상화하고 기업군 전체를 조망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나가야 한다.



둘째, 중견기업이 고용창출의 보고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청년실업이 100만명을 넘은 우리 현실에선 고용창출이 지상과제다. 2012년 말 기준 중견기업 수는 전체 기업의 0.08%에 불과하지만, 고용은 8.8%를 담당하며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중견기업법을 통해 중견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심 역할을 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화는 필연적으로 경쟁의 글로벌화를 초래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담보되어야 한다. 우리는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 한ㆍ미 FTA에 이어 한ㆍ중 FTA를 앞두고 있다. 한ㆍ중 FTA는 차원이 다른 시장개방이다. 중국의 중저가 제품이 물밀듯이 밀려와 국내시장에 안주해온 국내 중소ㆍ중견기업들에 심각한 위기를 줄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중소ㆍ중견기업들이 글로벌 역량을 갖춘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이번 법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견기업법이 또 하나의 한류가 되길 바란다. 프랑스, 대만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업정책은 중소기업정책에 초점을 두고, 중소기업 규모를 초과한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은 순수한 시장경제 논리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에도 없는 법을 왜 만들려 하는가"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기업성장을 촉진하고 기업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중견기업법은 아마도 `명품 기업정책`으로 또 하나의 한류가 돼 전 세계로 전파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중견기업인들이 화답해야 할 차례다. 중견기업이 투자와 고용창출에 앞장서야 한다. 나는 그 첫 번째 행보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중견기업이 앞장서기를 기대해 본다.



[표정호 순천향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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