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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중앙일보](사설)중견그룹도산도미노경고등켜지고있다
관리자 2013.10.07 1616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제철이 최근 연 8.9~10.07%의 금리로 2년 만기 회사채 400억원어치를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회사채 금리가 최저 연 8.9%이지만 수요가 없으면 연 10.07% 금리를 주고라도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것이다. 동부제철과 같은 신용등급 BBB 기업의 회사채 수요가 크게 위축돼 있어 동부제철은 결국 10%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대기업이 연 10%가 넘는 고(高)금리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5월에만 해도 연 8.7% 금리로 회사채 400억원어치를 발행했으나 5개월 만에 금리가 1.3%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동부제철은 금리야 어떻든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어 사정이 나은 편이다. 회사채 발행을 대행해줄 증권사를 찾지 못해 아예 회사채 발행 계획을 접은 기업이 적지 않다.



웅진·STX·동양 등 중견그룹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 대기업은 3.25%의 낮은 금리로도 회사채를 팔고 있고 발행액도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기업은 8~9%의 높은 금리를 붙여도 회사채를 사겠다는 투자자가 거의 없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막힌 기업들은 대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도 힘들다. 회사채를 발행할 수 없고 대출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발행 회사채가 만기(滿期)가 되면 이를 갚지 못하고 부도 위기로 내몰리게 된다.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들이 발행한 회사채 중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 도래하는 물량만 8조3000억원에 이른다. 금융시장에선 일부 중견그룹과 건설·조선·해운기업의 위기설이 돌고 있다.



이렇게 중견그룹이 잇따라 무너지면 우리 경제도 휘청할 수밖에 없다.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를 함께 묶어 어느 기업 하나가 부도나더라도 원금 손실이 크게 나지 않는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거나 정책금융기관의 보증 방식을 변경해 채권시장의 자금 조달 기능을 살리는 방안도 생각해 볼 일이다. 자금 압박을 겪고 있는 대기업이 계열사와 자산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도록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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