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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파이낸셜뉴스]“경영권승계쉽다”..중견기업앞다퉈지주회사전환
관리자 2013.10.17 2238



“경영권 승계 쉽다”.. 중견기업 앞다퉈 지주회사 전환



손쉽게 지분율 높일 수 있고 지배구조 강화

동부, 동부CNI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 가속

지주사 전환 무산된 한솔그룹도 재추진 검토





















중견 상장사들이 앞다퉈 지주회사 전환에 나서고 있다.


동부그룹계열 동부화재해상보험과 지난 7월 한 차례 지주사 전환이 무산된 한솔그룹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도 아닌데 굳이 사업회사를 쪼개 지주사를 만들려는 이유는 원활한 경영권 승계와 견고한 지배구조를 만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견 상장사, 지주사 택하는 이유는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 동부화재해상보험 등 중견 상장사들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부는 시스템통합(SI)업체 동부CNI 아래 건설, 하이텍, 제철을 두는 사업지주회사 체제와 동부화재 아래 증권, 생명을 두는 금융지주회사 체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렸졌다.


최근에는 동부생명이 보유 중인 동부건설 지분을 전량 동부CNI에 매각하며 동부CNI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주사 전환의 중심에는 김준기 회장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있다.


김남호 부장은 2009년부터 동부그룹에서 근무 중이다. 비록 부장이지만 주요 임원회의에는 모두 참석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1975년생인 그는 만 20세가 되기 전인 1994년부터 유상증자, 증여를 통해 그룹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현재 동부그룹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 지분 18.5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버지 김준기 회장이 보유한 동부CNI 지분(12.37%)보다 많다. 동부생명의 기업공개가 끝나면 금융지주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옛 동아제약의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3세 경영인 강정석 사장은 지난 15일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지주사와 자회사 주식을 매매했다. 자사주 30만3546주(6.99%)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최대주주 강정석 사장에게 매도한 것. 매도금액은 전날 홀딩스 주가에 3% 프리미엄을 붙인 14만9000원이다. 홀딩스와 강 사장의 이번 주식 매매는 지난 3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홀딩스가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한 조처다. 강 사장과 홀딩스의 이번 거래는 다른 지주회사와 달리 자기주식거래 방식을 택했다.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 지주사 전환이 무산된 한솔그룹도 여건만 된다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분할을 마쳤다. 옛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에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분할, 지주사로 전환했다. 올해에만 동아제약, 종근당에 이어 일동제약도 지주사로 전환했다.


지주사 전환이유는 지분율이 높지 않은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손쉽게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상장사 한 최고경영자(CEO)는 "정치 기류를 감안하면 가업의 3대 승계를 위해 좋은 타이밍에 지주사로 전환, 오너 지분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귀띔했다.


정부 규제 강화도 한몫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대주주 관계인 지분이 30% 이상이고 일감몰아주기 관련 매출이 70% 이상인 기업에 증여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공여법인)이 지배주주가 직접 소유한 법인(수여법인)에 일감을 몰아줘 지배주주의 재산가치가 늘면 이에 증여세를 물리겠다는 애기다.


■지주사 투자 매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지주회사 지분을 높이는 과정에서 사업자회사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사업자회사의 주가가 오를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알짜 자회사를 몰아 넣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지주사 전환 시 보통 인적 분할 방식을 택한다. 인적분할 후 최대주주는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회사 지분을 팔아 지주회사 지분을 사들인다. 이런 매도와 매수는 현물출자를 통한 주식 맞바꾸기(스와프) 형태로 진행되는데 여기서 오너의 기업 지배력이 높아지려면 분할시점 이후 사업회사 지분가치가 지주회사보다 높아져야 한다. 비싼 것을 팔고 싼 것을 사야 더 많이 가지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자회사 지분 가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숨어 있던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며 "특히 단순히 재무제표에 기재된 장부가치보다 실제가치가 매우 높은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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