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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파이낸션뉴스]중견기업줄줄이쓰러지는데..구조조정‘컨트롤타워’실종
관리자 2013.10.04 1523





중견기업 줄줄이 쓰러지는데..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실종



産銀 정책금융기관 역할 못해

산업은행 회의론 확산 속 기업 회생 시스템 미비

 
















 



"정책금융기관 수장은 접시를 깨는 한이 있어도 접시를 닦아야 한다." "한국산업은행이 산소호흡기를 대야 하는 중환자를 고르고 있는 모양새다." "새로온 수장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경영권 측면에서 금호는 껴안고, STX는 내몰고…."


최근 재계와 금융권에서 산업은행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웅진, STX에 이어 동양까지 중견기업이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100% 출자해 1954년 출범한 산업은행의 주요 업무는 채무 보증·인수 등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하지만 산은의 최근 행보는 정책금융기관 역할보다 금융논리나 안전한 운전에 주력하고 있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3면


실제로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의 자금지원 요구를 끝내 모른 척했다. 일부에선 동양시멘트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내몰아 채권단 관리하에 두겠다는 의도로까지 해석했다.


홍기택 회장 겸 행장은 취임과 함께 "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해 어려운 기업들의 재도약을 도와주고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는 이 말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등 채권단은 충분한 담보를 갖고 있어 특정 기업이 쓰러져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서 "중견기업들의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산업은행이 정상화된 기업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에 적극적이지 않고 계열사만 자꾸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우건설을 비롯해 KDB대우증권 등을 팔지 않고 몸집만 불리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의 구조조정을 전담할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서 담당하는 기업 구조조정 전담부서를 확대 운영하거나 별도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지만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기업 부실이 커지고 있어서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박사는 "경기침체나 위기 시에는 공공성이 강화돼야 하기 때문에 정책금융 측면에서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면서 "채권기관을 이끌고 기업 구조조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불황과 경기침체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들을 회생시킬 정책금융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여러 기업이 무너지면 시장에서 해결하기 어렵고,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선 기업 구조조정을 이끌 정책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조직 인력을 대폭 확대해 상시 감시시스템을 갖춘 컨트롤타워를 만들거나 구조조정 전문가와 채권단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도 고려할 대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치적 결정이나 외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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