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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매일경제] 中企 클러스터로 뭉치니 대기업 부럽잖네
관리자 2011.10.07 1881
◆ 혁신산업단지를 가다 ④ ◆



 

박순황 건우정공 대표가 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업단지공단>



#1. 자동차 부품용 금형 제조업체 건우정공(대표 박순황)은 지난 5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이하 반월시화단지)에 입주했다. 결과는 대만족이다. 한국산업기술대학(산기대), 다른 부품업체, 대기업과 함께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하게 된 것. 박순황 대표는 "지난 20년 동안 이런 형태의 협력사업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LED사업 노하우를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한국알앤드디(대표 박범열)는 2001년 반월시화단지에 입주했다. 이후 10년 동안 수많은 산학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국내 완성차 대기업, 강원대와 함께 소형 선박용 엔진을 개발하기로 했다. 제품을 장착할 선박 건조는 목포의 선박부품 기업들과 협의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부품ㆍ소재산업 집적지인 반월시화단지 입주기업들이 규모나 지역, 업종을 초월한 `초광역 클러스터`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산기대 도움으로 제품을 개발한 후 각 부품을 나눠서 생산하고 이를 조립해 판매하는 것은 영업력을 갖춘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 맡긴다.



초광역 클러스터가 성공을 거둔 것은 반월시화단지가 1만4000여 개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모인 국내 최대 산업단지이기 때문이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웬만한 기술과 생산설비는 단지 내에서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다. 이렇게 클러스터를 통해 고급 핵심 기술이 개발되면서 반월시화단지는 첨단산업단지로 변모하고 있다. 진기우 산단공 서부지역 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클러스터를 통해 자립형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클러스터의 핵심은 기업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유기적으로 교류하는 것"이라며 "기업 간 협업과 산학협력으로 원천기술이 많이 생산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단공은 반월시화단지를 `일하고 싶은 공단`으로 만드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근무 환경을 개선해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입주기업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반월시화단지는 조성된 지 30년가량 지나면서 비좁은 도로와 열악한 주차 환경, 불편한 대중교통 체계 등 낙후된 인프라스트럭처와 복지ㆍ편의시설 부족이 문제점으로 제기돼 왔다. 출퇴근 시간에는 차량 정체가 심각했고 업무시간 중에는 직원들의 승용차 때문에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단지를 `QWL(Quality of Working Life) 밸리`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해 10월 출범식을 했다. 산단공은 QWL 밸리 조성사업 일환으로 공단 전체에 가로등을 설치했고 자전거 전용도로도 깔았다. 하천 정비사업을 통해 악취도 줄였다. 또 유휴용지에 공장을 지어 난립해 있는 노후공장을 이주시키고 기존 공장들을 리모델링해 고층ㆍ고집적화할 방침이다. 이렇게 해서 확보된 토지에는 입주기업 직원들을 위한 최신 주거시설과 쇼핑몰, 극장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개별적으로 근무 환경 개선에 신경 쓰는 입주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알앤드디는 공장과 사무실 리모델링에 올해만 15억원을 썼다. 연매출 중 30%에 달하는 만만찮은 돈이지만 근무 환경 개선으로 유발될 직원들의 긍정적 효과를 감안해 과감히 투자했다. 박범열 대표는 "공장시설이 낙후돼 직원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유지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리모델링을 결정했다"며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일하고 싶은 단지를 만들기 위해 공단 차원에서 환경 개선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열악한 교통 상황과 행정 지원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박순황 대표는 "대중교통이 불편해 차가 없는 직원들은 출퇴근이 매우 힘들고 차가 있더라도 공단 근처에서 정체가 심각해 고생이 심하다"고 말했다. 진기우 본부장은 "QWL은 정부 중앙부처 차원의 사업인데 용지 개발이나 공장 건설에 대한 건축허가는 지자체 소관"이라며 "정부ㆍ지자체 간 긴밀한 협조나 행정적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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