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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뉴스] 대기업, 1조원 기부보다 중기·서민대책 바꾸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이다” [중앙일보]
관리자 2010.09.14 1789



백용호 정책실장 ‘코스트론’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대기업 총수들에게 “대기업 이미지도 국가에 기여하는 것에 비해선 우리 사회가 너무 인색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실제 역할보다 평가절하돼 있다는 뜻이다.



청와대 내에서 이 대통령의 이런 생각을 정리한 게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의 ‘코스트(Cost·비용)론’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그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도 되기 전부터 보좌해온 ‘정책 브레인’이다.



백 실장의 ‘코스트론’은 간명하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서민(소비자)을 대할 때 사소한 이익에 집착하는데, 이런 행위가 그동안 대기업이 해온 사회적 기여를 무색하게 만들고 반(反)기업 정서만 키워 더 큰 금전적 손해를 부른다는 주장이다.



최근에도 백 실장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 수퍼마켓(SSM) 문제와 관련, 코스트론을 펼쳤다고 한다. “40~50대에 퇴직한 서민들이 먹고살 것이 ‘치킨집’ 아니면 ‘동네수퍼’인데 그것까지 대기업에서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것들 때문에 사회가 양극화하고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대기업은 코스트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특히 백 실장은 “대기업이 갑자기 1조원씩 기부하고 수재민을 돕겠다고 나서는 것보다 평소 대중소기업·서민 전략을 바꾸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일 것”이라고도 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미지 개선을 위한 비용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코스트론과 함께 백 실장이 대기업·중소기업 관계를 언급할 때 즐겨 쓰는 또 다른 비유 중엔 ‘한가족론’도 있다. 대기업을 ‘잘사는 큰아들’, 중소기업을 ‘못사는 작은아들’, 정부를 ‘아버지’에 빗대는 논리다. 그는 “잘사는 큰아들 발목을 잡고 싶지 않은 게 아버지 맘이다. 하지만 큰아들도 혼자만 잘살겠다고, 동생을 굶겨 죽이면 가족 공동체(국가)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고 자주 말한다.



2010.09.14 01:04 입력 / 2010.09.14 0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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